폴바셋 근무 후기
먼저 저는 바리스타로 일한 지 3년 차가 접어드는 사람입니다.
1년 정도는 개인 카페에서 일했고 2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폴바셋에서 근무하였습니다.
새로 근무처를 알아보던 차에 폴바셋에서 근무하고 싶은 분들에게 참고가 되면 좋겠다 싶어 짧게 글을 남깁니다.
일단 면접은 특별할 게 없습니다. 그냥 밝고 성실한 분위기만 풍기면 어려울 것 없습니다.
피어싱이나 문신은 레터링같이 작게 있는 건 괜찮은데 너무 많으면 안 됩니다.
근무 환경은 매장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바쁜 분위기입니다. 특히 쇼핑몰 안에 있는 인샵들이 바빠요.
인샵 매장들은 오픈 시간이 쇼핑몰 오픈 시간에 맞춰져 있어서 9시에 출근하지만
DT샵은 보통 아침 6시 전후입니다. 마감은 10시 반 11시 동일하고요.
근무 타임은 제가 입사할 때는 스타벅스처럼 무조건 5H 바리스타부터 시작했는데 신입이 너무 없으니까 이제는
7H 바리스타부터 시작합니다. 거기서 본인 역량, 근무 연차가 쌓이면 8H로 진급할 수 있습니다.
보통 1년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그리고 스타벅스랑은 다르게 폴바셋은 매니저가 아닌 직원이 물류 관리, 발주, 음료 제조 모든 일들을 담당합니다.
때문에 할 일이 상대적으로 많게 느껴집니다. 특히 바쁜 매장은 더 그래요.
스타벅스에서 오신 동료분들에게 물어보면 체계가 덜 잡힌 느낌이라고 하더라고요.
처음 입사하면 보통 마감->오픈 순으로 들어가고 담당 업무는 주로 청소나 설거지부터 담당하게 됩니다.
거기서 시간이 지나면 포스에 투입되고 본인의 노력여하와 역량( 예를 들면 음료 이름, 특이사항 같은 것들을 얼마나 빠르게 외우는가)에 따라 픽업에 투입됩니다.
픽업은 음료를 서빙하는 파트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바쁜 시간대는 음료가 쉴 새 없이 나오기 때문에
굉장히 정신없는 파트기도 해요. 서빙과 고객 응대를 동시에 하면서 빈 물품도 채워야 해서 멀티 태스킹이 중요합니다.
여기까지 성공적으로 익혔다면, 축하드립니다. 이제 음료 제조를 담당할 수 있습니다.
보통 샷이 들어가지 않는 프라페나 에이드 같은 음료 위주로 제조법을 외우고 외웠다면 투입될 수 있습니다.
역시 본인 역량과 노력에 따라 빨리 투입될 수도 있어요.
거기서 1인분을 할 수 있다면 이제 샷이 들어가는 음료 베이스도 깔면서 스티밍도 같이 하게 됩니다.
폴바셋 스티밍은 다른 곳들과 다르게 아트를 하지 않고 1:1 그라데이션만 하면 됩니다.
어디부터 마셔도 동일한 맛을 느낄 수 있도록 그렇게 푸어링을 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프랜차이즈이다 보니 매장마다 같은 퀄리티의 음료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해요.
이제 스티밍까지 완벽하게 한다, 이러면 보통 3개월 정도 시간이 흘렀을 것입니다.
매장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 3~6개월 사이에 샷에 투입됩니다.
샷은 그 시간 동안 바를 책임지는 역할이기 때문에 굉장히 정신없는 파트입니다.
본인의 주 업무인 샷을 내리면서 동시에 옆에 직원들에게 베이스나 다른 음료 제조를 콜링해야 하고,
여러 음료들이 같이 나갈 수 있도록 제조 시간을 계산해서 따로 콜링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가 바리스타로써의 업무이고 이런 현장 직무 말고도 발주나 서류 작업도 연차가 쌓일수록 담당하게 되므로
생각보다 정신없이 하루가 굴러갑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고급화 전략을 사용하는 프랜차이즈다 보니 직원 교육도 많은 편인데, 보통 청담동에 있는 본사에서
이뤄지므로 지방 분들에겐 조금 귀찮습니다. 제주도에도 지점이 있다 보니 제주도에서도 오시더라고요.
시험도 자주 봐서 생각보다 서울에 왔다 갔다 할 일이 많습니다. 이는 모두 근무 시간 외에 따로 자기 시간을 투입해서
공부해야 합니다.
쓰다 보니 쓸데없이 길어졌는데, 요는 본인이 나는 바리스타로써 배울 의욕이 넘친다, 열심히 하고 싶다, 하시는 분이라면
폴바셋은 굉장히 적성에 맞는 직장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딱 받는 만큼만 일하고 싶다, 그냥 적당히 하고 싶다 하시는 분들에겐 맞지 않습니다.
급여가 업무에 비해 짠 편이고 워라밸도 굉장히 좋지 않습니다. 복지도 별로고요.
아무래도 해야 할 업무가 많으니 교육할 것도 많고 바쁜 매장일수록 선임들이 여유가 별로 없어서
바 분위기가 경직된 곳들이 많습니다. 매출이 적은 매장은 상대적으로 느긋하고 어렵지 않아요.
특히 초창기 매장 출신 점장님들은 흔히 말하는 군바셋, 헬바셋이던 시절 분들이 많아서 주의해야 합니다.
물론 신입으로 들어가시는 분들은 판단할 방법이 없으니 복불복입니다만......